블로그 이미지
살아가는 이야기 cubefilm

카테고리

공간 하나 (179)
끼적거리다 (17)
매일매일 日本語 (40)
여행 (8)
도전!! 중국어!! (9)
습작 (1)
작업들 (8)
비망록 (0)
창업 이야기 (0)
제주살이 (96)
Total
Today
Yesterday

'핀란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9.29 또 하나의 키워드 '핀란드'

갈매기 식당(かもめ食堂: Kamome Diner)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카타기리 하이리(미도리), 고바야시 사토미(사치) 개봉 2006 일본, 102분

 주로 밤이 되면 기운이 넘치던 불나방 생활을 청산하고 새벽형 인간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는 나로서는, 재미있는 방송들이 이상하게 주로 아주 늦은 심야에 편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불만이다. 내 취향인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불나방파이거나, 아니면 그 내용이 비주류라서, 보고싶으면 잠을 포기하고 봐야만 하는 고통을 주려는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특히 어제같은 경우는 비주류에 대한 편성책임자의 가학적인 음모가 있지 않나라는 의심까지 들었다.

 언뜻 다른 방송을 보다가 화면아래 흘러가는 자막으로 "갈매기 식당"이라는 영화에 대한 간략한 광고를 보게되었다. 짧은 몇줄의 광고였음에도 웬지 내 취향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새벽 12시 반에 시작한다는 광고에 미련없이 포기하여 버렸다. 허나 11시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12시에 야속한 문자메세지로 잠을 깨버리고, 맑아져버린 머리를 식히느라 복도와 현관을 들락날락거리다가 결국엔 "갈매기 식당"에 들르게 되었다.


  이상할 정도로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나, 지루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을 늘 학수고대하기 때문에 핀란드라는 흔치않은 북유럽 배경의 일본영화에 쉽게 빠져들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영화의 줄거리다. 요약하자면 짧은 몇 줄로도 요약이 되겠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상언어라든가, 무겁지 않게 이어지는 등장인물들의 속사정들이 핀란드의 색깔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한, 진하지 않은 하늘색과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진다. 그리고 "델리카트슨의 사람들"이나 "파니핑크"나 "거북이는 의외로 빠르게 헤엄친다"에서처럼 중간중간 쌩뚱맞게 끼어드는 인서트가 영화를 밝은 햇빛으로 비춰준다. 

  핀란드에는 백야가 있어서 그런지 이 영화에서도 어두운 밤이나 침울한 장면이 없다. 조금이라도 어두워질것 같으면, 이내 주인공 사치코의 밝은 인사로 분위기는 핀란드의 하늘빛이 되어버린다. 가끔은 심각한 영화도 좋겠지만, 그래도 음악이든 영화든 평소에는 밝은 편이 좋지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밝은 사람 옆에 있으면 늘 밝은 기운을 받듯이 말이다.

  핀란드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후라보노, 사우나, 백야, 노키아, 아는 동생의 남자친구의 나라 정도였는데, 이 영화덕분에 아주 밝고 여유롭고 순수한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영화에도 나오듯이, 슬픈사람은 어디에 있으나 슬프고 외로운 사람은 어디에 있으나 외롭기 마련.

  영화를 보는 내내, 요리를 배워볼까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핀란드어를 배워볼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또 어떻게 저런 소박하고 세련된 영상을 담았을까 부럽기도 하고 언젠가는 나의 이야기를 담아보고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어쨌든, 가 보고싶은 나라 중 하나로 "핀란드"라는 키워드가 마음속에 조각되었다.
Posted by cubefilm
, |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